준공 후 20년이 지난 건물의 외관변경, 엘리베이터 신설, 실내정리가 수반된 대수선 프로젝트다. 클라이언트가 시공사를 통해 의뢰한 프로젝트로, 불가능해 보이는 예산에서 대수선에 필요한 구조보강까지 진행되어야 했다. 제한된 조건 속에서도 건축적 의지를 구현하기 위해, 기존 건축물의 현황, 관련 법규, 행정 절차, 시공사의 역량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했다.
가려진 몸
기존 건축물은 괜찮은 몸(틀)을 가지고 있었다. 모퉁이 대지에 적합한 코어와 전용공간의 배치, 합리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남향과 서향으로 충분한 채광·환기 또한 가능했다.
낡고 철 지난 옷에 가려진, 기본에 충실한 기존 건축물의 매력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외곽기둥 바깥으로 창을 설치하는 기존의 방식처럼 애써 구조와 관계없는 입면을 구성하기보다는, 개별창과 석재를 통해 기둥열을 드러내어 기존 건물의 질서가 입면에서도 인식되도록 한다.
남겨진 표정
건물은 간판으로 뒤덮인 근생빌딩과 상가주택, 다세대주택이 혼재한,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이면도로의 풍경 안에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골목 건축을 지시하는 박공지붕 형태의 옥탑을 존치한다. 새로운 질서에 의한 다소 엄격한 표정과, 그에 대비되는 투박함과 자연스러움. 어울리지 않을 듯한 두 요소의 결합은 낯설지만 동시에 친근한 얼굴을 만든다.
열린 틈
남측도로에 면한 내부주차장을 도로변으로 개방하여, 법적으로는 주차장이지만 1층에서 서비스 외부공간으로 활용을 유도하고, 뒤편의 옥외주차장과 조경공간으로 연결되는 작은 사잇길이 형성되도록 하였다.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쾌적하게 관리 및 활용되어, 가로변과 소소한 여유와 활력을 공유하기를 바랐다.
위 치: 수원 영통구 매탄동
용 도: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319.6㎡
건축면적: 173.81㎡
연 면 적: 833.11㎡
규 모: 지하 1층 / 지상 4층
설계기간: 2021.11.- 2022.02.
시공기간: 2022.05.- 2022.10.
사진: ooouur